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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서 씹는 껌이 불법인 이유 , 그 배경과 논란

by 시선기록 2025. 3. 9.

깨끗한 도시로 유명한 싱가포르에서는 거리에서 껌을 씹을 수 없다. 단순히 길거리에 버려서 지저분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만으로 금지되었을까? 사실 그 배경에는 예상보다 깊은 이야기가 있다. 싱가포르의 씹는 껌 금지법은 단순한 청결 유지 차원이 아니라 도시 운영 철학, 정부의 강력한 규제 정책, 그리고 시민 의식 개선까지 포함하는 흥미로운 사례다.

 

싱가포르에서 씹는 껌이 불법인 이유 , 그 배경과 논란
싱가포르에서 씹는 껌이 불법인 이유 , 그 배경과 논란

씹는 껌이 왜 금지됐을까? , 정책의 배경

싱가포르는 깨끗한 거리와 엄격한 법률로 유명한 나라다. 하지만 이 작은 도시국가가 단순히 환경을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 껌을 금지한 것은 아니다. 씹는 껌 금지법(1992년 시행)은 도시의 질서와 공공시설 보호, 그리고 정부의 강한 통제력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

 

1980~1990년대 , 싱가포르의 급속한 발전과 문제점

80년대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 강국으로 떠올랐다. 국가 발전과 함께 인프라 구축도 활발히 진행되었고, 현대적인 도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다. 하지만 도시가 커지면서 여러 사회 문제가 생겨났는데, 특히 공공장소의 위생과 질서 유지가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당시 싱가포르 정부는 깨끗한 도시 환경을 만들기 위해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거리에서 쓰레기를 버리면 최대 1,000싱가포르 달러(약 100만 원) 벌금 부과
공공장소에서 침을 뱉는 것도 불법
낙서나 공공기물 훼손 행위는 태형(회초리형)까지 가능
이처럼 공공질서 유지에 대한 규제가 매우 엄격했다. 그런데 이 시기에 껌이 도시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요소로 떠오르게 된다.

 

껌으로 인한 도시 문제 , 공공시설 오작동과 청소 비용 증가
당시 싱가포르에서 씹던 껌이 버려지는 문제는 심각했다. 사람들이 길거리에 아무렇게나 껌을 뱉거나, 공공장소에 붙여 놓는 일이 빈번했다. 결과적으로 껌이 여러 공공시설과 교통 시스템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엘리베이터와 지하철 문에 껌이 붙어 센서 오작동 발생 

1987년 싱가포르 최초의 지하철이 개통된 후, 몇몇 사람들이 장난삼아 문 센서에 껌을 붙였다.
이로 인해 지하철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거나 오작동하는 문제가 생겼고, 결국 일부 열차가 멈추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공공장소에서 껌이 지저분하게 버려짐 

길거리는 물론, 공원 벤치, 에스컬레이터 손잡이, 버스 좌석 등에도 껌이 붙어 있었다.
이를 제거하는 데 막대한 청소 비용이 들어갔으며, 시민들의 불만도 증가했다.

 

청소 비용 급증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거리 청소부들은 껌을 제거하는 데 엄청난 시간과 인력을 투입해야 했다.
당시 매년 수십만 달러가 껌 제거 비용으로 사용되었으며, 정부는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이처럼 껌으로 인해 도시의 공공시설이 오작동하고, 환경이 오염되며, 불필요한 비용까지 증가하자 싱가포르 정부는 강력한 조치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1992년, 씹는 껌 판매 및 반입 전면 금지!
결국 1992년, 당시 총리였던 고촉통 총리는 씹는 껌의 판매와 반입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를 통해

껌을 수입, 제조, 판매하는 행위는 불법이 되었고,
개인이 씹는 껌을 가져오거나 유통하는 것도 처벌 대상이 되었다.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인물은 리콴유 전 총리의 아들인 리셴룽 부총리였다. 그는 "껌을 금지하는 것은 단순히 환경을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공공질서를 지키고 사회 전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들의 반응과 논란
초기에는 시민들의 반발도 있었다.

일부 사람들은 “껌을 씹는 것은 개인의 자유인데, 이렇게까지 규제하는 것이 과연 맞느냐?”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관광객들도 “껌 하나 때문에 벌금이나 처벌을 받을 수 있다니, 너무 가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껌 금지법이 정착되었고, 싱가포르의 청결한 환경이 유지되면서 “결과적으로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는 의견이 많아졌다.
이렇게 해서 씹는 껌은 싱가포르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다.

껌 하나가 불러온 도시의 변화

껌 금지법이 시행된 이후 싱가포르는 더욱 깨끗한 도시로 자리 잡았다. 거리에서 껌이 붙어있는 모습을 볼 수 없게 되었고, 대중교통 이용 시 불편함도 사라졌다. 하지만 이 정책이 모든 사람에게 환영받은 것은 아니었다.

당시 시민들 사이에서는 “껌을 씹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의견도 있었고, 관광객들은 “껌 하나 가지고 처벌받는 것이 너무 가혹하다”고 반발했다. 실제로 싱가포르에서 껌을 몰래 반입하거나 판매하다가 적발되면 최대 2년의 징역형 또는 벌금 1,000 싱가포르 달러(약 100만 원)가 부과된다.

처음엔 강한 반발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이 정책에 익숙해졌다. 깨끗한 도시 환경이 유지되면서 “이 정도 규제는 필요하다”는 인식이 퍼졌다. 한편, 외국에서는 이 법을 두고 "지나치게 엄격한 규제"라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전 세계의 황당한 금지법과 비교

싱가포르의 껌 금지법은 세계적으로도 꽤 독특한 사례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도 황당한 법이 존재한다. 몇 가지 예를 살펴보자.

프랑스 - 프랑스의 학교에서는 감자튀김에 케첩을 뿌려 먹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전통 프랑스 요리 문화를 지키기 위해서다.
이란 - 남성들이 서구 스타일의 헤어스타일을 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
미국 - 애리조나에서는 낙타를 도로에서 타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이처럼 각국에는 특정한 이유로 이해하기 어려운 법들이 있다. 하지만 싱가포르의 껌 금지법은 단순한 문화적 이유가 아니라 도시의 질서를 유지하려는 강력한 정부 정책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싱가포르에서 껌을 씹으려면? , 예외와 허용 범위

 

현재도 싱가포르에서 씹는 껌은 금지되어 있을까? 완전히 그렇지는 않다. 2004년, 싱가포르 정부는 일정 조건 아래 씹는 껌을 허용했다.

 

현재 허용되는 씹는 껌

의료 목적 껌- 치과 치료용 껌이나 니코틴 껌은 의사의 처방을 받을 경우 허용된다.
약국에서 구입 가능- 하지만 무작위로 구매할 수는 없으며, 신원 확인이 필요하다.
즉, 단순히 기분 전환용으로 껌을 씹는 것은 여전히 불법이지만, 의료적 이유가 있다면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강력한 규제가 가져온 효과와 논란
싱가포르의 씹는 껌 금지법은 세계적으로도 독특한 사례로 남아 있다. 깨끗한 도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가 강력한 조치를 취한 결과, 거리는 더 청결해졌지만,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요소도 있다.

하지만 이 정책 덕분에 싱가포르는 전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도시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제는 시민들도 이 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오히려 "도시 환경을 위해 좋은 정책"이라는 의견이 많아졌다.

그러나 여전히 "껌 하나 때문에 처벌받는 것이 과연 옳은가?"라는 논란도 남아 있다. 싱가포르의 껌 금지법은 단순한 법이 아니라, 정부의 강한 통제와 질서 유지 철학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깨끗한 환경을 위해 이런 강력한 규제가 필요할까, 아니면 개인의 자유가 더 중요할까?